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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당나귀 / 유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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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22-08-24 14:21

본문

[6회 풀꽃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작]

 

분홍 당나귀

 

   유미애

 

옆모습에 관한 전설 하나 들려줄까?


내 왼쪽 얼굴은 이야기꾼이었지

청중이 던져주는 꽃을 뜯어 먹으며

갈채라는 날개를 퍼덕이며 조금씩 날아올랐지

별에서 별로 옮겨 가는 주인공과 낭만적인 문장들

그러나 빈 화병이 뒹굴 때면 그믐달처럼 희미해져 가는

반대편 얼굴을 내려다보며 눈물 흘렸지

어느 바람 부는 저녁

목젖을 빠져나온 글자들이 입술 밖으로 뛰어내릴 때

그는 새로운 꽃을 찾아 떠났지

거문고를 메고 파교*를 건너, 겨울 골짜기를 헤맸지

마침내 늙은 나무 아래 닿아 거문고를 탈 때

오색 고깔에 필묵을 든 달이 봉우리 위로 솟아올랐지만

긴 혀를 접으며 그가 다리를 건너오고 말았지

벌름거리는 코와 만단설화를 잃어버린 이 행성이

점점 기울어지고 있었기 때문 내 오른쪽 얼굴이

꽃씨 대신 얼음 조각을 키우고 있었으니까

홀쭉한 그 뺨의 수수께끼가 이야기의 시작이었으니까

파지와 고지서가 얽힌 방 나른한 연필 끝으로 돌아와

제 그림자를 밟고 있는 분홍 발굽, 면할 수 없는 내 죄는

산경山經 해경海經, 괴기 발랄한 그 어떤 이야기에도 미혹되지 못한 것

다시 바람이 부네

 *파교 : 맹호연이 첫 매화를 찾아 건너갔다는 다리




  

1961년 경북 출생
2004년 《시인세계》등단
2009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음
시집『손톱』 분홍 당나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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