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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24시 사우나탕 / 장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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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2회 작성일 22-10-05 20:38

본문

모란24시 사우나탕

 

   장인수



아침 6

스님 세 분이 알몸이다

표정이 해맑다

젊은 스님 두 분이 넓은 냉탕에서

푸다닥 개구락지 헤엄을 친다

꽤 넓은 안마탕에서

스님 셋이 온몸을 지진다

용솟음치는 물거품이 민머리를 휘감는다

노스님이

아유, 좋다! 人生命若水泡空(인생명약수포공)*이로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6만 원짜리 황제마사지도 받는다

황제마사지인지 인생마사지인지 극락마사지인지 모르겠다

기분 최고다

그렇게 좋으세요?”

젊은 스님이 노스님에게 묻는다

절간에서는 부처님 때문에 가죽 부대가 대접을 못 받잖아.

여기 오니 냉탕은 애인 같고, 안마탕은 마누라 같고, 황제맛사지는 엄마 같네.”

그 말에 젊은 스님은 깜짝 놀란다

우리 큰스님 목욕탕에서 파계승이 되셨네요.”

, 이눔아. 여기가 해탈이고 극락이다.”

사우나탕이 극락세계란다


  * 인생은 물거품처럼 부질없는 것.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210월호





janginsoo-140.jpg


충북 진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2003년 시인세계》 등단

시집 유리창』 『온순한 뿔』 『교실소리질러

 『적멸에 앉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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