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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목소리 / 박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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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6회 작성일 22-10-07 14:13

본문

마지막 목소리

 

   박강우

​​

 

노랑 양말이 다가온다

나의 그림자는 검은 나무 벽이 되어 떨기 시작한다

발가락이 파르르 해지고

실핏줄이 검은 나무 벽을 타고 오른다

노랑 양말이 빨강 구두를 신고 저벅거린다

또박 또박 회오리 바람이 찍힌다

혼탁한 색의 회오리 바람이

실핏줄을 검은 나무 벽의 꼭대기까지 말아 올려

노랑 양말은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빨강 구두는 숨이 가쁘다

나의 그림자는 혼탁한 색이 되어

무색의 그림자가 되어 보이지 않는다

검은 나무 벽이 없어지고

나는 없어지고

혼탁한 회오리 바람 소리를 타고

나의 마지막 목소리도 사라진다

 

웹진 같이가는기분2022년 가을호




parkkangwoo-150.jpg
 

1959년 마산출생
부산의대졸업  
1998년현대시학》등단
박강우 소아과의원 원장, 의학박사
시집 『병든 앵무새를 먹어보렴』『앨리스를 찾아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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