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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 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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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92회 작성일 22-10-16 21:43

본문

가을이 왔다

 

   류 근


 

가을이 왔다

뒤꿈치를 든 소녀처럼 왔다


하루는 내가 지붕 위에서

아직 붉게 달아오른 대못을 박고 있을 때

길 건너 은행나무에서 고요히 숨을 거두는

몇 잎의 발자국들을 보았다

사람들은 황급히 길에 오르고

아직 바람에 들지못한 열매들은

지구에 집중된 중력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우주의 가을이 지상에 다 모였으므로

내 흩어진 잔뼈들도 홀연 귀가를 생각했을까

문을 열고 저녁을 바라보면 갑자기 불안해져서

어느 등불 아래로든 호명되고 싶었다

이마가 붉어진 여자를 한번 바라보고

어떤 언어도 베풀지 않는 것은 가을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뜻

안경을 벗고 정류장에서 조금 기다리는 일이

그런데로 스스로에게 납득이 된다는 뜻

나는 식탁에서 검은 옛날의 소설을 다 읽고

또 옛날의 사람을 생각하고

오늘의 불안과

미래로 가는 단념 같은 것을 생각한다

가을이 내게서 데려갈 것들을 생각한다

가을이 왔다 처음 담을 넘은 심장처럼

덜컹거리며 빠르게,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망설임으로

왔다 

 

류근 시집, 어떻게든 이별(문지, 2016)




1966년 경북 문경 출생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상처적 체질』 『어떻게든 이별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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