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과 오븐 / 박연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재봉틀과 오븐 / 박연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0회 작성일 22-10-19 11:42

본문

재봉틀과 오븐

 

   박연준

 

늙는다는 건

시간의 구겨진 옷을 입는 일

 

모퉁이에서 빵 냄새가 피어오르는데

빵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진다

미소를 구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기억이 사라진다

신발을 벗고 아래로 내려오면

등을 둥글게 말고

죽은 시간 속으로 처박히는 얼굴

할머니가 죽은 게 사월이었나,

사월

그리고 사-

물어볼 사람이 없다

당신과 나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거나

죽은 것보다 멀리 있다

사랑을 위해선 힘이 필요해,

라고 말한 사람은 여기에 없다

만우절에 죽었다 그의 등,

얼굴,

미소를

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사랑과 늙음과 슬픔

셋 중 무엇이 힘이 셀까

저울을 들고 오는데

힘은 무게가 아니다

힘은 들어볼 수 없다

재봉틀 앞에 앉아 있고 싶다

무엇도 꿰매지 않으면서도

누가 빵을 사러 가자고 노크하면

구겨진 옷을 내밀고

문을 닫겠다

당신은 내 앞에 내려앉은 한 벌의 옷

사랑한 건 농담이었어

당신이 변명하면

깨진 이마 같은 걸 그려볼 것이다

웃을게요 나는

웃음을 굽겠습니다

 

ㅡ계간 문학동네(2021년 여름호)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91건 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1 11-20
13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2 2 11-15
13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1 11-15
13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1 11-15
13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1 11-15
13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1 11-13
13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1 11-13
13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2 11-13
13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1 11-13
13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1 11-10
13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4 1 11-10
13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5 1 11-10
13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1 11-07
13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1 11-07
13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1 11-07
13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1 11-07
13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1 11-04
13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1 11-04
13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1 11-04
13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1 10-31
13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9 1 10-31
13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1 10-31
13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8 1 10-30
13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1 10-30
13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1 10-30
13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1 2 10-27
13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1 10-25
13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1 1 10-25
13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7 1 10-25
13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3 1 10-21
13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9 1 10-21
13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1 10-21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 1 10-19
13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1 1 10-19
13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1 10-18
13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1 10-18
13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5 1 10-18
13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2 10-16
13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0 1 10-16
13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1 10-16
13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1 10-11
13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1 10-11
12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10-11
12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10-07
12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4 0 10-07
12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0 10-07
12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9 0 10-05
12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0 10-05
12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0 10-05
12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0 0 09-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