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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과 오븐 / 박연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2회 작성일 22-10-19 11:42

본문

재봉틀과 오븐

 

   박연준

 

늙는다는 건

시간의 구겨진 옷을 입는 일

 

모퉁이에서 빵 냄새가 피어오르는데

빵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진다

미소를 구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기억이 사라진다

신발을 벗고 아래로 내려오면

등을 둥글게 말고

죽은 시간 속으로 처박히는 얼굴

할머니가 죽은 게 사월이었나,

사월

그리고 사-

물어볼 사람이 없다

당신과 나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거나

죽은 것보다 멀리 있다

사랑을 위해선 힘이 필요해,

라고 말한 사람은 여기에 없다

만우절에 죽었다 그의 등,

얼굴,

미소를

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사랑과 늙음과 슬픔

셋 중 무엇이 힘이 셀까

저울을 들고 오는데

힘은 무게가 아니다

힘은 들어볼 수 없다

재봉틀 앞에 앉아 있고 싶다

무엇도 꿰매지 않으면서도

누가 빵을 사러 가자고 노크하면

구겨진 옷을 내밀고

문을 닫겠다

당신은 내 앞에 내려앉은 한 벌의 옷

사랑한 건 농담이었어

당신이 변명하면

깨진 이마 같은 걸 그려볼 것이다

웃을게요 나는

웃음을 굽겠습니다

 

ㅡ계간 문학동네(2021년 여름호)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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