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이 슬픔이라 / 이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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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2회 작성일 22-10-30 17:24본문
저것이 슬픔이라
이진환
돌아보니
텃바람이 시린 묏등 같은 둑길을 넘었구나
더께 진 심사를 물매질하다 쌓이는 어스름을
등받이 삼았더니
저것이 슬픔이라
뒷그늘이 등뼈로 휜다
바람 없는 바람을 만드느라
냉가슴의 냉기에는 칼 없는 날도 있는 것이어서
모닥불에 재 삭아들 듯 그림자는
매어둔 짐승 같아
마른 비에 한 울음 울어 치고
들어서는 시장기에 마른 입술 문지르곤
여물 썰 듯 곡절을 씹으며 하루를 삭힌다
어느 적, 한두 방울 빗소리가 선점의 여분이 되는
달빛 찰진 밤이다
―이진환 시집, 『오래된 울음』 (상상인, 2022)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국민일보> 신앙시 공모전 대상 수상
시집 『오래된 울음』, 동인시집 『고양이 골목』 등
제21회 산림문화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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