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밖 여행 / 이영식 > 오늘의 시

사과 밖 여행

   이영식

그는 사과 안에서 살았다

사과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사과 벌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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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심어 키우고

가을이면 주렁주렁 매달린 홍보석으로

자식농사를 지었다

​

이상고온, 냉해, 서리....

나방, 하늘소의 공격에 시달려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믿음 하나로

밤낮 사과 속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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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사과나무 그늘 아래서

일벌레로 살던 그가

사과 밖으로 여행을 떠난다

​

팔십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나들이

하늘길이 멀다

​

​―계간 ​《다시올文學》 2022년 가을호

경기도 이천 출생

2000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공갈빵이 먹고 싶다』『희망온도』『휴』 』『꽃의 정치』

제17회 애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