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귀 / 마경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책들의 귀 / 마경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27회 작성일 16-01-28 09:57

본문

 

 

   책들의

 

  마경덕

 

  책의 귀는 삼각형,

  귀퉁이가 접히는 순간 책의 귀가 태어나네

  주차표시 같은 도그지어*

  졸음이 책속으로 뛰어들면 귀가 축 처지는 책

  킁킁거리며 손가락을 따라가던 책은 그만 행간에 주저앉네

  순순히 귀를 내주고

  충견처럼 그 페이지를 지켰지만 해가 가도

  끊어진 독서는 이어지지 않고 책의 심장에 먼지만 끼었네

 

  귀 접힌 자리마다 쫑 메리 해피 도꾸 누렁이…

  쥐약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눈빛이 생각나 눈에 든 문장에 밑줄을 긋네

  쫑긋, 귀를 추켜들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꼬리를 흔들고 가랑이에 바르르 눈치를 밀어 넣던 비굴한 이름들

  흘러내린 두 귀를 실로 묶다가 본드를 발라본 적 있네

  셰퍼드처럼 진돗개처럼 자존심을 세우지 못한

  아비도 모르는 개들은

  마루 밑 신발짝이나 물어뜯다가 복날에 하나 둘 사라졌네

 

  순한 책의 귀,

  녀석도 잡견이네 침을 묻혀도 짖지 않고 책장을 찢어도 물지 않네 누군가의 손짓을 따라가 집을 잃은 책들은

  귀를 펴고 또 다른 주인을 섬기거나, 귀를 접고 헤어진 주인을 그리워하거나

 

*도그지어(dog's ear) : 책장을 접어놓은 부분이 강아지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mgd.jpg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신발론』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8 0 12-22
11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1 0 01-05
11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8 0 01-18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8 0 01-28
11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1 0 02-12
11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0 0 02-25
11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4 0 03-10
11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6 0 03-22
11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9 0 04-01
1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8 0 04-14
1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9 0 04-26
1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7 0 05-11
1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0 0 05-24
1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9 0 06-07
1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0 0 06-20
1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0 07-04
1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0 0 07-14
1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2 0 07-26
1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9 0 08-11
1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9 0 08-26
1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6 0 09-08
1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5 0 09-26
1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3 0 10-10
1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2 0 10-25
1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3 0 11-08
1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5 0 11-18
1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0 0 12-01
1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2 0 12-15
1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9 0 12-27
1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2 0 01-06
1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0 0 02-01
1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6 0 02-13
1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5 0 02-23
1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5 0 03-08
1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6 0 03-22
1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9 0 04-06
1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9 0 04-19
1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3 0 05-02
1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2 0 05-17
1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8 0 05-30
1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7 0 06-13
1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9 0 06-23
1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6 0 07-06
1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0 0 07-18
1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5 0 07-28
1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8 0 08-11
1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9 0 08-30
1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9 0 09-13
1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5 0 10-10
1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6 0 10-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