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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 단추 / 정복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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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22-11-13 20:05

본문

플라타너스 단추

 

   정복여

 

  나무는 애지중지하던 외투가 낡자 낡은 부분만 잘라내고 재킷으로 고쳐 입는다 재킷도 

구멍이 나자 이번에는 조끼로 다시 또 목도리로 이때쯤 툭 불거져 보이는 단추가 땅에 

떨어지고 손수건에 이르러 단추는 아주 멀리,


(플라의 그 큼직한 오버코트는?)


단추는 한 그루의 외투

외투의 완성 외투의 열매

팔과 다리의 가지를

착착 접어 넣은 옷장

데굴데굴 흙을 붙들고

구르다 다시 올 봄을 붙들고

여기 새 외투 있어요

나 그대로 있어요


(사실을 증명해내겠다고?)


이야기는 다시 땅속으로 이어진다

 

정복여 시집, 체크무늬 남자 (창비, 2010)

 

 

 

1958년 강원 화천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학예술과 졸업
1993년 《동서문학 》으로 등단
시집으로 『먼지는 무슨 힘으로 뭉쳐지나』『체크무늬 남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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