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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 / 김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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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0회 작성일 22-11-15 11:47

본문

래난초

 

   김지유

 


서쪽빛 물수제비뜨듯 번져가는

이생이거나 저생 언저리

잡초 숨길 부여잡고 꽃대 올린 야생화


짓수그린 일생, 똬리 튼 실타래 설움이

혹여 해될까 싶어 거꾸로, 거꾸로

몸 틀어 풀어낸 모정의 꽃이라


꼬인 새끼줄 지푸라기 인연까지

복되어라, 빌어 터트리는 꽃망울 하나하나

누워서야 풀어헤치는 진분홍 옷고름


먼지씨앗 곰팡이 품어 피워낸 난초일지언정

독성만은 놔버린 망자의 꽃이라

걸음마 딛듯 다시, 배우니


말 아끼는 법

소박히 먹는 법

쉬엄쉬엄 걷는 법


느릿느릿, 뒤란 살피며

바람의 잔등 쓸어내리는 법

백팔번뇌 살풀이로 토해낸 꽃의 유언들


저승의 강에 문패 달고

이승 향해 가지런히 올리는 꽃계단이라

무덤가, 엄마의 꽃


계간 시와 반시2022년 가을호



kimjiyoo-140.jpg

 

1973년 서울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同 대학원 졸업

2006 시와반시》 등단

시집 액션페인팅』 『즐거운 랄라』 『유월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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