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 위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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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7회 작성일 16-01-29 10:4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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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환
손바닥에 풀물이 들어있었다 아무 데나 손자국이 찍혔다
그때에 여자가 왔다 가는 손가락이 여럿이고 자주 아팠다
그가 창백했다
살 없는 가슴을 들킨 날에 모난 턱뼈가 모난 턱의 바깥으
로 튀어 나왔다
턱 아래에서 가슴뼈 아래로, 더 아랫배의 아래에서 할
퀸 자국이 자랐다
크게, 입 벌려 보았다 캄캄한 목구멍 안에서 목숨 새는 소
리가 났다
사지 끝이 추운 날이 오고 찬바람의 차가운 조각을 악무
는 때가 와서 무릎이 얼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걸어서
물로 내려가서
언 강의 얼음바닥에서 뱃바닥을 대고 기어간, 주둥이와 수
염이 흰 물고기의
새하얀 뱃비늘 자국을
만졌다 이후로
그가 없다 완벽하게 없어서 탓하는 말을 못한다
벽 아래 그늘이거나 잠깐 전에 엿본 틈새거나 어제 떠난
사람과 오늘 오는 사람의
사이에서, 언뜻 스치는 그를 본 것인지
흐릿하다 또는, 아니다
그는 불명하다
1941년 전남 장흥 출생
1960년 용아문학상 수상
2001년에 월간《 현대시》를 통하여 작품활동을 재개
2009년 현대시작품상 수상
시집 『 나무들이 강을 건너갔다』『눈덮인 하늘에서 넘어지다 』
『새떼를 베끼다 』『수평을 가리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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