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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곧 환승역이야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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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5회 작성일 22-11-21 21:22

본문

, 곧 환승역이야

 

   김선아

 

 

대학에 자퇴서를 낸 형이 한강철교를 건널 때 무지개를 봤으면 해.

 

빙벽 능선에서 남풍을 만나 함께 동행할 만한 기다란 의자가 무지개였으면 해.


다리 넷이 푹푹 빠져드는 늪이어도 심장을 꿈틀거리게 하는


그 꿈, , 이 형이 든 가방에 들어차 있었으면 해.


, 곧 환승역이야.

 

풀린 운동화 끈 다시 조여 맬 굵은 손마디 같은 의자가 그 역에 있었으면 해.

 

갈아탄 그 지하철 다다음 역쯤에서 의기소침한 형 앞에 빈자리 생겼으면 해.

 

아니, 지금쯤 형과 무지개가 그 자리를 서로 양보하는 중이었으면 해.

 

김선아 시집,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서정시학, 2022)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1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시집 얼룩이라는 무늬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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