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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 고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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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5회 작성일 22-12-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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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고증식

 

당신 살아계실 때

제게 늘 이르셨지요

바람 센 골목 어귀에서나

노가리 몇 마리로

소주병 때려눕힐 적에도

온몸을 던져 사랑하는 일이며

사람으로 살고 사람으로 죽는 일이며

밤새는 줄 모르셨지요

 

아쉬운 술잔 앞에 두고

불효자는 웁니다로

마지막 목메시더니

차마 돌아서는 발걸음이 안 떨어져

몇 번씩이나 바래다주마

서로의 집을 오가곤 하셨지요

 

이제 당신도 떠나고

혼자 취해 걷는 어두운 들길에서

아무리 고쳐 생각해 봐도

그게 사람 사는 길이었지요

 

고증식 시집, 환한 저녁(실천문학사, 2000) 

 


kojeungsik_150.jpg


1959년 강원도 횡성 출생

1994년 한민족문학》 4집으로 시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환한 저녁』 『단절』 『하루만 더얼떨결에

시평집 아직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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