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힘이 세다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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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2회 작성일 22-12-11 20:25본문
노래는 힘이 세다
이재무
엄니는 신명이 많았다
당신의 감정을 노래로 대신하였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들으며
엄니의 내면을 읽었다
엄니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날은
까닭 없이 마음이 불안했다
노래는 엄니의 삶과 생의 양식이었고 경전이었다
그러나 엄니는 밝고 높고 경쾌한 노래보다는
어둡고 낮고 무거운 노래를 즐겨 불렀다
슬픔으로 슬픔을 문질러 닦아 내었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불렀다
어린 몸속에 청승을 담고 산 것은
엄니 때문이었다
엄니는 내게 노래를 남기고 돌아가셨다
노래를 살다 가신 엄니
나는 오늘도 엄니의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다
노래는 힘이 세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2022년 12월호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한남대 국문과,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3년 무크지 《삶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섣달 그믐』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 『주름 속의 나를 기다린다』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경쾌한 유랑』 『저녁 6시』 『길 위의 식사』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등
산문집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생의 변방에서』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등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풀꽃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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