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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을 고백하다 /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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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22-12-21 13:43

본문

을 고백하다

 

     박수현

 


  시집 표지로 빨강을 선택했다 빨간색 구두를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해서라는 내 말에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웃음에 빨강 플러그를 꽂는다 중세엔 꼭두서니, 연지벌레 자주조개 푸르푸라에서 빨간색을 얻었다고 했다 아마란스 버건디 애플캔디 카디날 스칼렛 루비 라스베리 카멜리언 카치닐, 나는 보학(譜學)을 공부하듯 빨강의 족보를 찾아 일일이 호명한다 도돌이표도 없이 멋대로 반음을 올리거나 내린 빨강의 음계들이 담장에 찌그러진 저 넝쿨장미처럼 소란하다 내 애먼 청춘의 악보를 유리창 너머 다 훔쳐봤을 빨강들이 아직도 내 몸의 구석구석에서 나를 엿보는 것 같다 나는 참 즐겁게 빨강에 높은음자리표를 뺀 내 몸을 들키고 만다 아프리카 어떤 부족은 장례식 때 빨강 상복을 입는다는데, 빨강 시집 표지와 신어본 적 없는 빨간색 구두 사이에서 나는 내 죽음 안에 짐짓 빨강을 부장(副葬)한다 그가 여전히 웃고 있다 그의 웃음에서 빨강 플러그를 뽑는다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20225월호



112.jpg


 2003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운문호 붕어찜』 『복사뼈를 만지다

공저 시집 관계에 대한 여덟가지 오해』『티베트의 초승달밍글라바 미얀마 『샌드페인팅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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