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전복(顚覆)을 꿈꾼다 / 김성신 > 오늘의 시

모든 동물은 전복(顚覆)을 꿈꾼다

   김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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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따라오면 돼 아타카마사막으로 들어갑니다.

여명을 찾는 지름길

틈새를 메우려는 적요

거기 근엄한 파수꾼, 굴절이 함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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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서면 떠오르지 않는 집,

아무리 불러도 옆이 생기지 않는 어깨

혼잣말은 발걸음의 기원일까요 오늘과 나는 함께 몸을 말아 허공을 목소리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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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어떤 질문 끝에 낙타와 조우할 수 있을까

눈동자 속으로 몰아치는 먼지구름

밤하늘에 꽂혀 있는 무수한 낱말들이 불려나오고

가깝고 많은,

시작에서 끝나는 것인지도 모를 바람에 휘말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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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비늘은 견고해

비탈을 달아 올린 날카로운 햇빛들

어떤 얼굴은 서 있을 곳 없어

자주 뒤집어져,

이마 헐고 발굽 가라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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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짚던 채찍을 휘두르며

두 눈을 뜬 채

앞발과 뒷발을 동시에 내디디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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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처가 소용돌이 하나씩을 만들 때

발자국의 표면에 빼곡이 채워진 돌과 모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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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顚覆)은 낙타보다 키 크고 등 높은 동물

함부로, 죽어가던 내가 척추 세우며 올라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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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시집, 『동그랗게 날아야 빠져나갈 수 있다』 (포지션, 2022)

전남 장흥 출생

광주대 문창과 박사과정

2017년 불교신문사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동그랗게 날아야 빠져나갈 수 있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