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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거 / 장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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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23-01-01 11:49

본문

공수거

 

   장승규

 

 

두발자전거 안장에 앉아 수레를 굴린다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굴릴수록 공수레

애먼 세월만 되감기고 있다

 

저만치

골목 끝 단감나무, 꽃은 이미 이울고

그 아래 세발자전거

아이는

어서 형아가 되고 싶어

세월보다 빨리 달려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느새 형아를 아득히 지나쳐

아버지를 지나

아이는 안장에 앉아 지난 세월을 수거하고 있고

 

뒷뜰 단감나무 잎 진 가지 끝에

까치밥 세 알

수거된 세월을 바람에 씻고 있다

 

출처 : 시마을 게시판


 

12022.jpg


경남 사천출생

한국외국어대학 영어과 졸업

2002문학세계로 등단

시집으로 당신이 그리운 날은민들레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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