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귀 / 홍일표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부서진 귀 / 홍일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6회 작성일 16-02-04 09:38

본문

 

부서진

 

    홍일표 

 

사라진 노래가 하늘 한 바퀴 돌고 와 어깨에 앉아 있다 잠자리는 노래가 되지 않아서 혀가 굳고 검은 가방 안에는 눈감지 못한 태양이 있다 가방을 열면 우르르 쏟아지는 진흙투성이 밤이 있다

 

남몰래 입 없는 말들이 소용돌이치는 심해에 들어갔다 나온다 젖는다 아랫도리가 가슴팍이 다 젖어 나는 내가 없는 이름이 된다 이름 안에 숨어서 연명한다 이미 죽었지만 죽지 못하는 노래라고 말하자 너무 많은 슬픔은 슬픔이 아니라고 말하자

 

용서하세요 저는 돌아가지 못합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어서 이곳엔 열여덟 살 밤만 있습니다

 

귀는 마지막까지 살아서 등대처럼 깜박인다 종일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눈먼 바다를 뒤집어본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는 사이 아직도 죽지 못하고 물고기 떼처럼 먼 곳에서 돌아오는 보름달 같은 귀에 운동장을 밀어 넣고 교실을 밀어 넣고 스마트폰을 밀어 넣는다 가득가득 귀가 범람한다 한 마디만 마지막 한 마디만 귀를 잡고 간청한다

 

나는 고작 소라껍질이나 잡고 여기 서 있으니 울고 있던 수천의 귀들이 부서져 하얗게 흩날리고 있으니

 

 

1958년 출생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안개, 그 사랑법 』『순환선 』『혼자 가는 길 』『살바도르 달리風의 낮달』.
산문집 『 죽사발 웃음 밥사발 눈물』, 민담집 『 산을 잡아 오너라』
『닭을 빌려타고 가지 』『매혹의 지도』『밀서』,평설집 『홀림의 풍경들』등 다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9 0 01-29
11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6 0 12-10
11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4 1 10-07
11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1 0 02-12
11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0 0 08-31
11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6 0 05-04
11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2 0 10-26
11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2 0 02-03
11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0 11-19
1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0 04-23
1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1 09-14
1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8 1 09-01
1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6 0 03-10
1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3 0 02-26
1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1 0 01-29
1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1 0 02-17
1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3 0 04-06
1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1 0 03-25
1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8 0 11-09
1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8 0 01-25
1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6 0 11-09
1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2 0 03-07
1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9 1 09-16
1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7 0 09-07
1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5 0 10-22
1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0 12-02
1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1 09-01
1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0 0 10-19
1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0 0 09-08
1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8 0 03-11
1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8 0 10-06
1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8 0 03-08
1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7 0 01-21
1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7 0 04-12
1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5 0 11-13
1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2 0 11-1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7 0 02-04
1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6 0 12-15
1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5 0 03-23
1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2 0 02-22
1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1 0 07-31
1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0 0 04-07
1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9 0 08-04
1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7 0 08-24
1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3 0 04-27
1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01-12
1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11-26
1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01-27
1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9 0 04-29
1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7 0 01-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