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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 /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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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4회 작성일 23-01-04 16:14

본문

 

    정연희

 

 

누구의 실수였을까

시멘트바닥에 찍힌 발자국 도장

누군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사라진 시간이

꼬리를 잡혔다

 

때로는 길도 늪이다

신발 밑창까지 환하게 찍어두고 찰나에 빠져나간 발

이곳에 발을 두고 어디로 갔을까

 

미장공이 발라놓은 단 하루의 매끈한 관용,

실수를 받아주는 곳은 물렁하다

 

한 번 뛰어오른 발자국은

자신의 착각을 거두어 어딘가로 사라지고

두 번의 실수는 복사되지 않았다

 

낡은 신발만 가득한 세상,

제 것이 아닌 것 같아 늘 새롭게 찍고 싶은

수많은 발자국들

 

되돌아나간 선택에 흔적은 없다

 

판화처럼 찍힌 두 개의 늪에

오후 두 시의 하늘이 고여 있을 뿐

 

출처 : 신작시


 

 


 

2017<전북일보>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8년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 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16년 신석초, 김삿갓 전국 시낭송대회 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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