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의 굴뚝이 있는 풍경 / 신해욱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목욕탕의 굴뚝이 있는 풍경 / 신해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7회 작성일 23-01-08 20:45

본문

욕탕의 굴뚝이 있는 풍경

 

    신해욱

 

 

  목욕탕의 굴뚝은 높았다.


  여긴 것 같아. 하나가 굴뚝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언젠가 말씀이 있었어.


  언젠가 우리는 들었는데. 전해야 했는데. 하나는 떠올렸다.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어서. 독을 깼어.


  우리가?


  응. 우리가. 콸콸콸. 쏟아졌어. 콸콸콸. 뜨끈했지. 콸콸콸. 어느새 탕에 들어. 마스크를 벗었어. 몸을 녹였어. 요구르트를 마셨고. 때를 불렸지. 때를 밀었어.


  시원했어?


  응. 시원했어. 우리는 비로소. 우리는 다 같이 등을 돌리고. 매끈한 등에서 등으로. 손가락을 따라 손가락으로. 하나는 회상에 잠겼다. 등에 말씀을 옮겼던 것 같아. 필사적으로. 피상적으로. 등에서 등으로. 돌고 돌아 요원해질 때까지. 식상해질 때까지. 웃음이 터질 때까지. 손 쓸 수 없는 훼손에 이를 때까지.


  현장은 어지러웠다.


  목욕탕의 벽돌. 목욕탕의 의자. 나뒹구는 의자의 구멍. 구멍과 비누. 깨진 타일. 구멍과 열쇠. 눈이 내리고 있었다.


  굴뚝은 철거가 어렵대. 우리는 굴뚝을 올려다보았다.


  우리는 등이 가려웠다.


  지워버리자.


  응. 지워버리자.


  우리의 입김이 모락모락 눈발에 섞였다.



―《문장 웹진20231월호

 



sh.jpg


1974년 강원도 춘천 출생

한림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8년 <세계일보신춘문예 등단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에세이 일인용 책』 『비성년열전』 

소설 해몽전파사』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5건 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6 1 05-08
29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1 01-10
29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01-16
29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 01-20
29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1 01-27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1 01-08
29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1 01-27
29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01-27
29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1 05-13
2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9 1 06-14
29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3 1 11-13
29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1 02-14
29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 01-18
2912
5월 / 피천득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1 05-13
2911
봄 / 곽해룡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1 05-10
29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1 04-24
29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2 1 05-14
2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7 1 07-02
29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1 04-25
2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0 1 08-20
29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1 05-14
2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0 1 08-23
29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1 01-07
29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0 1 05-14
29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1 10-12
29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9 1 10-11
2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1 12-24
2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1 12-26
28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1 12-31
28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1 01-22
28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6 1 01-04
2894
내 죄 / 이 성 댓글+ 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 1 01-04
28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1 01-28
28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7 1 01-29
28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1 01-30
28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6 1 01-31
28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6 1 02-08
28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1 02-11
28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1 02-12
28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1 02-12
28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1 02-12
28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1 02-21
28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8 1 02-21
28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4 1 02-21
28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1 04-01
28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01-11
28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8 1 04-15
28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5 1 04-26
28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5 1 05-03
28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1 05-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