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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비를 만나면 / 나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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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0회 작성일 23-01-27 11:51

본문

에서 비를 만나면

 

   나혜경

 


놀라지 말자 대지처럼 저수지처럼

네거리에서 이부자리를 펴는 젊은 걸인들처럼

 

꽃이 꽃을 바라보듯

네가 너를 바라보듯 그렇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자

퐁뒤나 하끌레트의 긴 저녁 식사와 강아지의 습관과 향수의 취향에 대하여

가던 길을 계속 가자

개선문에서 샹젤리제를 지나 콩코드 광장으로 튈리르 공원으로

뛰던 길을 계속 뛰자

 

비에게도 임무가 있다면

뜨겁다와 차다, 얇다와 두껍다를 섞는 일

 

빗방울로는 무엇이라도 끊지 말고 연결시키자

무수한 점으로 달아나려는 것들을 이어 붙여 말을 만들자

빗방울을 닦아내지 말자

 

달빛처럼 낙화처럼 달곰쌉쌀하게 지나가는 비 에스프레소와 바게트로

간단한 식사를 학습하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흩어진 이름을 간절히 부르기도 하는 비

 

울거나 키스하거나 누워 비를 맞거나 포옹하거나

걸으며 음식을 먹거나 간섭하지 않았던 도시에서 빈손으로 돌아왔으나

마술사처럼 나는 낭만을 귓바퀴에 올려놓고 만지작거리고 있다

쏟아지지 않게 증발하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나혜경 시집, 파리에서 비를 만나면(도서출판 역락, 2020)


 

nahyekyoung-150.jpg


1992년 문예한국으로 등단

시집으로 무궁화너는 좋겠다』 『담쟁이덩굴의 독법』 『미스김라일락

 파리에서 비를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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