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벽 / 이향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북벽 / 이향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3회 작성일 23-02-06 12:36

본문

북벽(北壁)

 

   이향지

​​

 

작은 번뇌를 벗으려면 더 큰 번뇌를 만들라 했습니다

 

창공을 잘라 집을 한 채 앉혀보았습니다

북벽보다 더 큰 번뇌는 못 지어보았습니다만

번뇌는 이기는 게 아니라 같이 살아내야 하는 생물이었습니다

알 때까지 대추 한 알 달리지 않았습니다

 

북벽은 정말 추웠습니다

푸성귀들도 남향 볕을 쪼이며 자랍니다

사철나무들도 북벽 근처에는 서로 서지 않으려고 합니다

철근도 벽돌도 사모래도 북벽 쪽은 서로 안 붙으려고 합니다

니가 해라 내가 하랴 일꾼들도 가위바위보로 시끄럽습니다

 

북벽 없이 지을 수 있는 집

없었습니다, 북벽을 부수고

부수기 전에 세우기 전에 설계단계부터

북벽만큼 크나큰 유리창으로

강과 호수로 바람 통하게 하고 보이게 하면 어떨까

필요할 때 호흡을 섞으며 냄새와 소리도 여닫게 해주면 어떨까

그 커다란 유리창 북벽 역을 내가 맡을 수 있을까

 

북벽 혼자 흡수하던 추위와 어둠의 두께를

얇고 투명한 통유리 한 장으로 미끄러뜨리게 하던 날

번뇌 털어버린 시늉이라도 해보았는데

더 두꺼워야 더 튼튼할 것이라는 계산 내려놓으니

대추 알이 주렁주렁

 

​―웹진 같이 가는 기분2022년 겨울호

 


이향지.jpg


1942년 경남 통영 출생
1967년 부산대 졸업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3년 제4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시집으로 『 괄호 속의 귀뚜라미』『구절리 바람소리 』
 『내 눈앞의 전선 』『山詩集  』『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햇살 통조림
 편저『윤극영전집 1,2권 』산악관련 저서로 『금강산은 부른다 』
 산행에세이『산아, 산아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04-27
2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1 01-03
29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11-21
29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11-22
2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2 06-15
29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0 11-27
29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1 11-15
29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1 11-28
29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6-17
29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2 02-09
29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2 0 11-29
29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04-14
29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1 01-30
29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1 11-21
29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1 01-01
29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1 04-19
29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1 03-17
29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1 01-02
29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1 01-04
29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3 02-11
29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0 12-20
29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1 02-02
29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1 12-28
29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1 01-27
29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11-29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1 02-06
29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1 03-08
29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1 05-01
29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1 11-29
29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0 03-04
29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11-30
29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12-20
29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02-20
29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0 01-27
29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2 02-24
29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 01-24
29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1 06-20
29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0 11-16
29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 06-14
28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 05-27
28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2-15
28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12-08
28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1 05-25
28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11-17
28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1 12-29
28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1 02-16
28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1 05-05
28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0 05-05
28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1 05-23
28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1 03-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