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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요즘 / 채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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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23-02-12 21:17

본문

,

 

   채필녀

 

 

내가 서툰 솜씨로 뜨개질을 하고 있는 요즈음,

밥에도 털실

국에도 털실

숟가락에도 털실

에도 털실

머리에도 눈썹에도 목구멍에도 털실

가슴에도 털실

온통 털실 투성입니다.

 

내가 어설픈 마음으로 당신을 만나고 있는 요즘,

나는 날아가 당신 밥에도 앉고

국에도 빠지고

차에도 녹아내리고

숟가락에도 올라가 그네를 타고

머리에도 눈썹에도 목구멍에도 기어 들어가고

당신 가슴에 꽃씨처럼 떨어져

따뜻한 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채필녀 시집 나는 다른 종을 잉태했다(천년의 시작, 2004)

 


 

경기도 안성 출생
안성산업대학교 졸업
1998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나는 다른 종을 잉태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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