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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물고기로 잠든 밤 /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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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8회 작성일 23-02-14 11:37

본문

이 물고기로 잠든 밤

 

     박연준

 

당신 손목 있잖아

책을 펼쳐 내 쪽을 향해 보여줄 때

약간 비틀어진 모양,

난 그게 나무 같더라

물기 없는 갈색

나 거기서 태어난 거 같아

연노랑 잎맥으로

연노랑은 노랑의 이복 자매

가을이 떨어트린 약속

당신 지느러미 있잖아

내 미래 같더라

새벽에 자꾸 떨어지니 주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발꿈치를 들고 침대 주위를 배회하며

물고기 흉내를 내볼까

당신은 잠

미래는 강

전부를 맡기고 흘러가볼까

더듬더듬 헤엄쳐갔지

당신 머리는 이불이 내민 주먹 같더라

여기가 백회인가,

무구한 풀들이 모여 기도하는 백회인가

이마 코 입술은 당신이 덮는 이불인가

심정이 어때요, 내가 물을 때

재빨리 펼쳐 덮는 이불인가

당신 꿈 있잖아

내가 혼곤하게 잠들었을 때

왼쪽 귀에다 부어주는 꿈

뜨거운 주물(鑄物)로 탄생하는 꿈

내 꿈이랑 합쳐져 굽이치는데

가끔 벅차서 내가 흘리는 거

아나? 나비물로 촥, 끼얹어져

침대를 적시는 거

날들이 까마귀 떼로 내려앉아 뒤에 숨고

나는 모른 채,

뭉개진 구절초 얼굴들 하나하나,

펴서,

꼼지락꼼지락 다시

피어나도록 애쓰는 거

당신은 알까?


​―박연준 시집, 베누스 푸디카(창비, 2017)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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