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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 김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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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9회 작성일 23-03-17 17:02

본문

괜찮아

 

   김옥자

 


천근만큼 나가는 몸을 일으켜

네 바퀴 달린 차가운 쇳덩이 위에 앉으면

오늘이란 하루가 열린다


고통이 목덜미까지 쪼여 들지만

두꺼운 창으로

비집듯 엷게 스며드는 햇살에

괜찮아

오늘도 사는 거지


한 포기 모처럼 잿빛 진흙 속에

박힌 듯 가라앉는 몸뚱이

머릿속 요란한 엔진소리 끊이질 않고

고단함에 절여져 녹초가 돼도

괜찮아

그렇게 사는 거지


이 내 몸 뉘일 수 없어

안간힘으로 버티는 시간이 고달파도

시멘트 틈새에 굳건히 핀 노란 민들레에

괜찮아

이렇게 사는 거지


벽이 가로막아 절망이 빠져들고

때때로 흔들리는 나뭇잎 같아도

때때로 돌부리에 넘어져도

내 곁에 버팀목인 벗이 있어

괜찮아

부둥켜안고 사는 거지

 

 ===========

1975년 강원도 횡성 출생

시집으로 희망바라기 1, 2, 3

진행성골화섬유이형성증(FOP)이란 극희소질환을 앓고 있으며,

현재 FOP 희소질환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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