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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 한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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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4회 작성일 23-03-29 20:25

본문

20221029일 이태원

 

   한춘화

 

 

오르막과 내리막이 한 몸인 골목

오도 가도 못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

납작해진 사람

신발들은 발목을 잃었다

 

놀러 갔다고 죽을 것 같으면

나는 벌써 죽어

피눈물 번진 얼룩을 평생 문대며

우는 어머니가 내 어머니다

그러니 말 함부로 하지 마라

 

슬픔의 그림자가 짙어지면

미안하다

뼈아픈 말만 무성하다 스러지는 반복

 

미안하다란 말로 구멍을 메꾸는 일은

오래된 고질병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은 틀렸다

폐허로 스러질 때까지 누구도 고치지 않았다

 

미안하면 깨어라

다시는 다시는 청춘을 묻지 않게 

 

계간 시산맥2023년 봄호


 

 

 

2007년 계간시선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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