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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기도 / 김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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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1회 작성일 23-04-16 16:33

본문

노키오의 기도

    김예강

  

 

심장의 말이 차오르면 말하는 눈을 달아 주세요

눈동자가 생기기도 전에 말해버린 말들은 불 태워 주세요

당신의 얼굴이 비춰지는 눈동자를 박아 주세요

심장이 차오르면 말하는 손을 달아 주세요

발소리가 들리는 구두를 신겨 주세요

커다란 웃음을 만드는 입을 달아 주세요

도서관 계단을 올라서 뜨거운 태양을 손바닥으로 가릴

손, 손을 잡고 구두를 신고 춤을 출 발,

무덤과 무덤사이에서

내가 당나귀였던 나의 울음을 기억할 귀를 달아 주세요

귀뚜라미의 영혼이 귓전에서 속삭이는 말을 듣게 해 주세요

차오르는 심장을 달아 주세요

 

―김예강 시집 가설정원(시인의 일요일, 2023) 



 

1961년 경남 출생
부산교육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 졸업
2005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고양이의 잠』
 오늘의 마음』 가설정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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