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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존재 / 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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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7회 작성일 23-04-20 14:47

본문

당한 존재

 

   김준현

  


서랍이 열리는 서랍을 닫아 놓았다

죽음을 인정하려면 수많은 전화가 필요해 비슷한 목소리와

목소리의 온도가 귀의 온도가 되어 갔다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는 말과 좋은 곳이 없었던 몸 사이에서

나는 적당히 존재했다

 

그림자와 붙임성 있는 날들을 보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통속처럼 검은 표정으로 왔다가

검은 표정과

색다른 표정으로 돌아갔다

 

창문으로 분해된 기분

별이 있어도 보이지 않으면 별이 아닌 것처럼

언제든 어두워질 자유처럼

 

고양이들의 모국어는 발소리다

시간을 죽이고

발소리를 죽이는 법, 무언가를 살해한다는 건

종이의 기분 같은 것이다

글씨의 체중이 의미에 따라 다른 이유 같은 것이다

 

한 편의 시가 잡종이 되어 갈 때, 문득

너 요즘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것 같아, 친구가 말하는

다른 곳에서 살고 싶을 때

 

열쇠 구멍이 열쇠를 듣는 것처럼

열린 문

을 잠그는 것처럼 중국인은 중국어를 하지 않았고

일본인은 일본어를 하지 않았던 교실에서

수많은 검은 머리들과

교복들 속에서

 

나는 적당히 존재했다

 

죽은 예수가 매달린 십자가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무크 파란》2015년, 창간호



kimjoonhyun-140.jpg


1987년 경북 포항 출생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흰 글씨로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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