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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 / 김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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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1회 작성일 23-04-20 15:01

본문


림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


김용권


너를 끌고 다니며

그림자놀이를 한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서

하얀 벽지 속에서

꿈틀거리는 자세는 푸르다

아무 데나 풀어 놓아도

나를 따라 도는

너의 언어는 가면처럼 둥글다

힘차게 꺾이는 모서리,

네가 나를 파먹고 있다

그림자가 그림자를 파먹는다

자신을 겨낭하고 뛰어드는

그림자의 표정은 검다

아니 희다

내 전부를 박아 놓은 정오,

굴절의 힘으로 일어서는

연대의 바닥을 보았다

사라지려는 생각으로 길어진다

나를 둘둘 말아 다니는 너는

나를 끌고 다니며

그림자놀이를 한다


- 김용권 시집 『그림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시작, 2022)


 

    

남 창녕 출생

2009년 서정과현실》 등단

들불문학제 대상 수상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수지도를 읽다』 『무척』 『땀의 채굴학 『그림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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