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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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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5회 작성일 23-04-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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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김선아




  늙은 낙타의 털이 살가죽과 한목에 주르륵 벗겨지고 

있었다. 울음소리도 함께 벗겨지고 있었다. 벗겨진 

울음소리의 행방은 모래알. 그 모래알을 새끼낙타가 

혀로 살살 핥아내고 있었다. 새끼낙타 종아리 힘 풀려 

무릎 꿇게 될까봐 그 벗겨진 울음소리는 속으로 

하나, 둘, 셋, 단전의 힘까지 끌어모아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아홉쯤이었을까. 모래알과 모래알 사이 

켜켜이 쌓인 사막을 새끼낙타가 등짐처럼 지고는 

불끈 일어섰다.


  언제부터인가 사막에서는 생살 다 드러난 울음소리를

검은고리사막딱새 앞에 던져줘도 머지 않는다 했다.


  - 김선아 시집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 (서정시학, 2022)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1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시집 얼룩이라는 무늬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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