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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선방 /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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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23회 작성일 23-04-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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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선방


   김정식




퇴근길 쿨럭이는 지하철 1호선

퇴색해진 바닥만큼이나

허름한 마음으로 사람 사이를 접으며 들어간다

다리 사이로 길을 잃었다

눈빛이 매섭다

늘어진 이어폰을 따라

달팽이가 귓속으로 기어가고

까만 염주 알을 돌리며 경전을 읽는다

피곤의 나방이 서성이다가

검은 창문에 기댄다

차창 밖 비치며 지나가는 불빛이며

천장에 매달려 졸고 있는 손잡이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길이며

평상 위 묵언의 향기며

꺾어진 소주 냄새며

큰 가방에서 흘러나오는 애절한 외침이며

좁은 길을 헤치며 파고드는 음색들

등과 등 사이로 들리는 독경 소리

출입문이 죽비처럼 닫히고

창밖을 보다가 바닥을 보다가 부딪치는 가방

순환선과 왕복선,

땀방울에 움켜쥔 밤

굳어져 가는 바다 위로 떠가는 인천행 램프의 불빛

신도림 문이 열리고

나귀처럼 나는

걸망을 메고

잃어버린 것을 찾아 산문을 나선다


-김정식 시집, <양수가 수액처럼 흐르던 날>(퍼플, 2023)





1968년 경북 문경 출생

서울교대 초등수학교육 및 동 대학원 졸업

2020 월간우리로 등단

20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외 공모전 3회 수상

시집 <양수가 수액처럼 흐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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