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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마음 /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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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2회 작성일 23-05-01 18:15

본문

라나는 마음

 

   김 산

 


제 몸이 되지 못한 몇 알의 씨앗들이

구멍 난 정수리 속에서 꿈틀거린다

자꾸만 간지러워, 손톱으로 긁어보지만

뿌리에 박힌 낯선 얼굴이 고개를 든다

슬픔을 머리에 이고 가만히 웃는 너,

떡잎이 떨어질 때까지 푸드득 춤을 춘다

가는 비를 맞으며 자유공원에서 월미공원까지

사부작 걸어가면 어느새 해가 쨍쨍하다

미워했던 마음 위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

가냘픈 이파리들이 머리칼처럼 휘날린다

땅과 물, 불과 바람이 가득 차오르면

겨우내 굳었던 마음들이 새순으로 돋는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34월호


kimsan.jpg


1976년 충남 논산 출생 

2007년 《시인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키키』 치명』 등

 〈김춘수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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