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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 안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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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4회 작성일 23-05-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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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안명옥

 

 

지상의 길마다 박혀 있는 달을 본다

 

밑바닥에서 오래 명상한

저 딱딱한 달

 

길을 가다가 가끔씩

뚜껑을 확 열어젖히고 싶을 때가 있다

 

달의 내부에는

무수한 빛의 입자들이 출렁거리며

그림자를 만들고

은밀한 시간 위로 솟구치는 더운 숨결

 

단 하루라도 둥둥

허공에 떠올려 주고 싶어

 

가장 어두운 것들도 한번쯤은

치솟고 싶을 때가 있다

 

검은 달을 보면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계간 현대시학20115월호

  

  

    

경기 화성 출생

200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서사시집 소서노』 『진성은 신라의 왕이다

시집 』 『뜨거운 자작나무 숲

동화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 『금방울전』 『파한집과 보한집』 

성균문학상 우수상바움문학상 작품상김구용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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