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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 곁을 지나다 / 양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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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5회 작성일 23-05-06 11:29

본문

곁을 지나다

 

     양문규

 

 

이른 봄날, 매화나무 곁을 지나는데,

여자가 흙 담장에 걸린 꽃가지를 꺾고 있다

하늘이 구름을 내려 꽃을 피우는가

그 여자 매화의 가지에 얹혀 흐느끼듯 꽃을 단다

지난날들은 뒤돌아보지 마라

기울어진 몸이 헛되지 않았다고

속살이 열린, 하얀 꽃송이 허공 속으로 들어간다

햇살 따뜻해 바람 환한 날

사랑하고 싶어 나무매화 속을 엿보는데

매화나무 안에서 그녀가 옷을 벗고 있다

 

양문규 시집 식량주의자(와에세이,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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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출생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89년 한국문학》 등단

시집 벙어리 연가』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

식량주의자』 『여여하였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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