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 박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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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8회 작성일 23-05-14 16:33본문
일요일 오후
박청호
죽은 시간이 텅 빈 장소에 앉아 있다
재건축을 위해 부서지지 않고 먼지만큼씩
소멸하는 매곡동 주공 아파트
몇몇은 아직 폐허를 벗어나지 못하고
낡은 아파트는 수십 년을 더 공허하게 버틸 것이다
깨진 유리창을 들락거리는 바람까지 고여 썩는다
집은 검은 하늘을 품어 들였다가 비를 토한다
앏은 옷을 입은 여자들 서넛 사람들을 호객한다
그러나 내 속에서 나를 능가하는 낯선 사람이여
그대는 왜 내가 아닌가
없음, 없음, 없음
나는 왜 그대를 끝없이 용서해야 하는가
끝없이 불가능한, 이 빌어먹을
사랑, 사랑, 사랑…… 결코 다시 사랑
그대 없는데
―문학 전문 플랫폼 《시마을》 “이달의 초대시인” (2010년 10월)
1966년 부산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89년 《문학과 비평》에 시 당선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치명적인 것들』
소설집 『단 한 편의 연애소설』 『소년 소녀를 만나다』
장편소설 『그가 나를 살해하다』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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