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노래 1 / 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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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1회 작성일 23-05-20 19:56본문
물의 노래 1
이동순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죽어 물이나 되어서 천천히 돌아가리
돌아가 고향 하늘에 맺힌 물 되어 흐르며
예 섰던 우물가 대추나무에도 휘감기리
살던 집 문고리도 온몸으로 흔들어보리
살아생전 영영 돌아가지 못함이라
오늘도 물가에서 잠긴 언덕 바라보고
밤마다 꿈을 덮치는 물 꿈에 가위눌리니
세상사람 우릴 보고 수몰민이라 한다
옮겨간 낯선 곳에 눈물 뿌려 기심 매고
거친 땅에 솟은 자갈돌 먼 곳으로 던져가며
다시 살아보려 버둥거리는 깨진 무릎으로
구석에 서성이던 우리 노래도 물속에 묻혔으니
두 눈 부릅뜨고 소리쳐 불러 보아도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만 나루터에 쌓여갈 뿐
나는 수몰민 뿌리째 뽑혀 던져진 사람
마을아 억센 풀아 무너진 흙담들아
언제가 돌아가리라 너희들 물 틈으로
나 또한 한 많은 물방울 되어 세상 길 흘러 흘러
돌아가 고향 하늘에 홀로 글썽이리
―계간 《시선》 2023년 봄호
1950년 경상북도 김천 출생
경북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 국문학 박사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9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경북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문학박사.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마음의 사막』 『미스 사이공』 『발견의 기쁨』 『묵호』 『멍게 먹는 법』 등
민족서사시 『홍범도』 평론집 『민족시의 정신사』 『시정신을 찾아서』 『한국인의 세대별 문학의식』 『우리 시의 얼굴 찾기』 『달고 맛있는 비평』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등
민족문학사 자료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백석시전집』 『권환시전집』 『조명암시전집』 『이찬시전집』 『조벽암시전집』 『박세영시전집』 등
산문집 『시가 있는 미국기행』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 『번지 없는 주막-한국가요사의 잃어버린 번지를 찾아서』와 어른을 위한 동화 『나의 기차는 어디로 갔을까』 등
제8회 시와시학상, 제22회 정지용문학상, 제1회 난고문학상,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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