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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미안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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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23-05-27 14:21

본문

랑의 미안

 

    이영광

  

울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불이 들어가서 태우는 몸.

네 사랑이 너를 탈출하지 못하는 첨단의 눈시울이

돌연 젖는다, 나는 벽처럼 어두워져

, 불은 저렇게 우는구나, 생각한다.

따로 앉은 사랑 앞에서 죄인을 면할 길이 있으랴만,

얼굴을 감싸 쥔 몸은 기실 순결하고 드높은 영혼의 성채

울어야 할 때 울고 타야 할 때 타는 떳떳한 파산

나는 그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없다.

사랑이 아니므로, 함께 벌 받을 자격이 없다.

원인이기는 하나 해결을 모르는 불구로서

그 진흙 몸의 충혈 껴안지 못했던 것.

네 울음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나는

소용돌이치는 불길에 몸 적실 의향이 있지만

그것은 모독이리라, 모독이 아니라 해도, 이 어지러움으론

그 무엇도 진화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나는

사랑보다 더 깊고 무서운 짐승이 올라오기 전에

피신할 것이다 아니, 피신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 있을 것이다.

 

네가 단풍처럼 기차에 실려 떠나는 동안 연착하듯

짧아진 가을이 올해는 조금 더디게 지나는 것일 뿐이리라.

첫눈이 최선을 다해 당겨서 오는 강원도 하늘 아래

새로 난 빙판길을 골똘히 깡충거리며,

점점 짙어가는 눈발 속에 불길은 서서히 냉장되는 것이리라.

만병의 근원이고 만병의 약인 시간의 찬 손만이 오래

만져주고 갔음을 네가 기억해낼 때까지,

한 불구자를 시간 속에서 다 눌러 죽일 때까지

나는 한사코 선량해질 것이다.

너는 한사코 평온해져야 한다.

 

문학 전문 플랫폼 시마을"이달의 초대시인" (20114)

 

leeyg.jpg

 

경북 의성 출생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98년《 문예중앙》 등단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그늘과 사귀다』『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끝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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