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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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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0회 작성일 23-08-01 16:36

본문


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김상혁

 

 

최정례 선생님 죽었을 때

아주 잠깐인데 그냥 나도 죽을까 생각했어요

친한 적 없는데 언젠가 대학로 어느 술집에서

지금 아내랑 우연히 최정례 선생님한테 인사했거든요

저희 결혼합니다, 이쪽이 잔디예요, 아시죠?

했거든요, 그런데 다짜고짜 아내더러 너는 왜

이런 애랑 결혼을 하니, 하고 웃으시는데 아무래도

진심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결혼 안 할 건 아니라서

그러고 크게 웃으시니까 기분이 나쁜 게 아니었고

속으로 맞는 말 하시네 싶더라고요, 사람 잘 보네?

싶어서 저도 같이 웃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좋아했어요

그분 시를요 나중에 동쪽 창에서 서쪽 창까지읽다가

울겠더라고요 정말 나중에 꼭 이런 거 써야지 했거든요

얼마 전 읽은 황인찬 시에 이승훈 선생님이 나오길래

용기 났어요 저도 써봅니다 최정례 선생님 죽었을 때

집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어쩐지 발 주무르면서

혼잣말로 아이구, 아이구 했거든요 그래서 죽은 사람

시집 만지는데 글자 하나 문장 한 줄이 아까운 거 있죠

표지도 귀하고 표지 그림도 귀해서 저린 발 만지듯

했거든요 동네서 술 마시는데 앞에 앉은 누나가

토지문화관에서 귀신 봤다 하더라고요 그래요?

내가 어린애처럼 정말 누나, 귀신이 세상에 있어요?

취하지도 않았는데 거듭 물었더니 있지, 왜 없니

하는데 좋더라고요 사람 죽으면 다 끝이고 먼지다

알고 살지만 보세요 선생님 저 잘 살고 있습니다

잔디도 선생님 시 좋아하고 갑자기 아이도 낳았거든요

친한 적 없는데 사람 잘 보는 선생님 덕에 제가

매일 조심하며 지내고 있다 말씀드리고 싶었거든요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37월호




 


1979년 서울에서 출생 

2009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산문집 한 줄도 좋다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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