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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 지붕 아래 /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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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9회 작성일 23-08-17 10:46

본문

지붕 위, 지붕 아래

 

    마경덕

 

1호선이 스쳐가는 역

길가에는 지붕만 보이는 허름한 공장이 있고


천막 천으로 덧댄 공장 지붕에는

낡은 폐타이어가 드문드문 누워 있다


수원역을 향해 달리는 열차는 그곳을 빠르게 지나가고

검은 폐타이어도 금세 눈앞에서 사라진다


왜 굳이

허리를 굽히거나 고개를 돌려 창 너머 그들을 확인하는가


지붕만 보여주는 공장은 그 자리에 있고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가며

가벼운 내 밥벌이를 생각한다


다행이다

지붕이 무사하니 지붕 아래도 무사할 것이다


벌써 십년이 지났다

 

계간 열린시학2023년 여름호

 




mgd.jpg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신발론』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그녀의 외로움은 B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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