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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가 없어서 / 최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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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30회 작성일 16-02-23 09:47

본문

 

서리가 없어서

 


  최하연

 

   1.

 

반쯤 남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식탁에 올려놓고

얼음물을 붓는다

산봉우리에서 구름이 사라지고

가문비나무와 졸참나무 사이에

바람이 머무는 동안

한 모금 마시고

또 물을 붓는다

오후의 햇살이 식탁을 가로지르자

갈색도 아니고 분홍은 더욱더 아닌

서재가 가라앉는다

달력의 숫자 하나가

머리부터 흠뻑 젖는다

폴리에틸렌 프탈레이트 투명 컵 안으로

前.後.左.右.上.下.어제.그제.그리고.太初가

수면 아래

꼭꼭 숨어 있다

이제 또 물을 부으면

 
   2.

 

흰 구름 아래, 하얀 날개

백로 한 쌍이 무논 위를 저벅저벅 걷다가

아가의 속살처럼 날아오른다

봄 가고 여름이면

언제까지가 꽃이고

어디서부터가 열매일까

그 경계로 물이 차오르고

그 다음은 푸른 적막이어서

벼는 여름 햇살에 익고

소금쟁이는

네 발로 수면에서 버티는 중

논이 하늘에 빠지지 않게

하늘이 논에 젖지 않게

 

 

   大方無隅(대방무우), ‘극한의 네모는 모서리가 없다’는 『노자』의 한 구절.

 

 

 

1971년 서울 출생

2003문학과사회신인상

시집 피아노』『팅거벨 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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