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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를 보았나요 / 김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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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41회 작성일 23-12-14 21:24

본문

호천사를 보았나요

 

    김예강

 


계절을 잊고 집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호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껌을 좀 씹었죠

 

계절을 잊고 사라진 집을 생각했어요

호주머니에 찌른 손을 빼고

껌은 뱉어 버려야 되나 싶네요

 

걷는 법이 생각나지 않아 다리를

이리 옮겨 봤다가 저리 옮겨 봤다가 했어요

 

우리가 사랑하다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릴 것 같아 무서워요

 

이걸 잡아 봐, 시간이 멈출 수 있어

 

아이들이 풀밭에서

뒤따르는 아이에게 풀잎을 뜯어주며 그러네요

 

풀을 잡고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야 하나 봐요

 

빛나면서 쓸쓸한 눈동자로 서 있는 집을

신발을 찾아 신고 찾아 걸어야 하나 봐요

 

우리를 처음 찾아온 꿈의 이름을 불러야 하나 봐요

 

당신을 처음 찾아온 꿈의 이름을 나는 빈 화분처럼 받아 꿈의

둥근 구근을 심어야 하나 봐요

 

나는 곱게 옮겨 온 둥근 구근이 온순해져서

밀어 올리는 초록 싹을 미리 볼 수도 있을까요

 

웹진공정한시인의사회202312월호

  


 

2005시와사상등단

시집 고양이의 잠』 『오늘의 마음』 『가설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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