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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 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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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3회 작성일 23-12-14 21:26

본문

편한 진실

 

    한혜영


 

누구를 만날 때는

드라이버를 챙기는 것이 좋아

헐거워진 대화는 조이고

지나치게 잠긴 대화는 슬그머니 끄르고

하지만 당혹스럽게도

드라이버가 무용지물일 때가 있지

내 혀는 일자인데

십자드라이버가 필요한 상대라든지

그럴 땐 임기웅변이라는 것이 있기는 해

내 쪽에서 대화에 열쇠를 채우는 거지

아니면 지나치게 정중해진다든지

정중?

얼결에 말했지만 꽤 괜찮은 방법이네

맞지도 않는 드라이버로 상대를

열어보겠다고 끙끙거리느니, 난감한

상대를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무겁고 딱딱한 정장 차림인

정중은 사실 대체적으로 불편한 진실이거든

 

웹진공정한시인의사회202312월호

 

 

h.jpg

1994현대시학신인상

1996중앙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뱀 잡는 여자』『올랜도 간다』『검정사과농장

미주문학상〉〈동주해외작가상〉〈해외풀꽃시인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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