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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집사와 봄 / 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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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24-02-1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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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와 집사와 봄

고경숙


고양이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봄입니까?

고양이는 대답 대신 눈을 지그시 감고 꼬리를 흔듭니다

남자는 일어섰습니다 예식장에도 들어가 보고 초등학교 열린 교문으로 들어가 운동장을 거닐어보기도 했습니다

느티나무 가지에 파랗게 싹이 나오는 데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점심상 차려놓은지가 언젠데 안 온다고 '솔' 톤으로 약간 격양됐습니다 미나리무침과

쭈꾸미숙회입니다 꽃무늬 앞치마를 펄럭이며 동네를 뛰어다녔습니다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서 우체부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아저씨는 잘 만났다고 오토바이를 세우고 우편물을 건넵니다

시집입니다

우체부가 지나가고,

여자가 집에 들어가고,

남자가 대문을 괴어놓고,

그 틈으로 고양이가 들어갑니다

고양이는 마당을 사뿐히 건너 부엌으로 갑니다

부뚜막에서 천천히 자리를 잡습니다

부엌문 너머 낮술 얼큰한 남자에게 고양이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봄입니까?

남자는 대답 대신 눈을 지그시 감고 발가락을 까딱댑니다

ㅡ고경숙 시집 『고양이와 집사와 봄』 (시산맥, 2023)



 

1961년 서울 출생  
2001년 계간 《시현실》등단  
시집 『모텔 캘리포니아』『달의 뒷편』 『혈穴을 짚다』『유렁이 사랑한 저녁』

 허풍쟁이의 하품』 『고양이와 집사와 봄』 등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2012희망대상(문화예술부문)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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