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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만덕 고물상 / 권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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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24-03-27 16:37

본문

피는 만덕 고물상

 

     권현형

 


살구나무가 시시각각 살구꽃을

맛있는 농담처럼 몸피 밖으로 쬐끔씩

밀어 내보낼 무렵 꽃필 무렵

살구나무가 건너다 보고 있는

주문진 시내버스 정류장 앞 만덕 고물상에는

꽃 냄새가 고물로 마당 그득 쌓이는 중

사월 초순인데 어린 사내아이는 벌써 풋

살구알이 매달린 아랫도리를 드러내놓고

마당의 고물 사이로 우그러진 세 발 자전거를

몰고 다닌다 그보다 굵은 두 알 세 알의 아이들이

시큼텁텁한 살구 냄새를 풍기며 뛰어 다닌다

젖이 크고 엉덩이가 둥근 여자가

쓸만한 물건처럼 폐물 어딘가에 숨어 있다

쪽문으로 걸어 나와 마당이 출렁이도록

분주하게 제 새끼들을 거둬 모아

숨은 보석처럼 다시 사라질 때까지

살구나무와 젖 큰 여자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낮마다 밤마다 눈마중해서

낳은 아이들이 꽃피우는 만덕씨네 고물상회

권현형 시집, 밥이나 먹자, 꽃아(시작, 2006)

  



 

1966년 강원도 주문진 출생

강릉대 영문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박사 과정 수료

1995시와시학등단

시집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 『포옹의 방식

2006년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009년 제2회 미네르바 작품상,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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