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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 / 김경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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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03-27 16:39

본문

속수무책

 

    김경후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척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 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 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 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는 바다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 속수무책


김경후 시집, 열 두겹의 자정(문학동네, 2012)




lllk.JPG

 

서울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열두 겹의 자정』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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