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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힘 / 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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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회 작성일 24-04-05 16:54

본문

르는 힘

 

     정병근

 

커피집 옆에 베고니아 꽃들이

도란거리다가 내 눈이 닿자 베고니아

꽃 아닌 얼굴로 뚝, 말을 멈춘다

물웅덩이에 바글거리던 실지렁이들도 쑥,

들어가버렸지

 

담배를 피우는 모르는 내가

누군가에게 슬쩍 지워지는 오후

햇빛을 모르는 햇빛이 등을 돌리고

거미줄에 거미인 줄 모르는 거미가

눈부신 허기의 역광을 받고 있다

 

모름의 연대連帶,

모르는 것들의 줄기찬 명들이

가장 모르기 좋은 자세로 눈 밖에서 흔들린다

쳐다보면 뚝뚝 멈추는 것들

외면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들

저들이 나를 모르는 간곡함으로

나 또한 저들을 모를 것

모르는 마음으로 생각하노니,

내가 아는 것들

내 눈에 오래 머문 것들은

모두 불타서 폐허가 되었다

그것은 나로부터 그리된 것

 

알지 말자, 모름의 하염없는 동지들

모르는 것들의 모르는 힘이 나를 퍼 올린다

나는 모르는 것들에 실려서

동쪽처럼 나아가고 서쪽처럼 돌아온다

모르는 것들이 사통팔방으로 나를 돋운다

 

정병근 시집, 눈과 도끼(천년의시작, 2020)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8년 《불교문학》 등단
시집 『오래 전에 죽은 적이 있다』 『번개를 치다』 『태양의 족보』 눈과 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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