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힘 / 정병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모르는 힘 / 정병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7회 작성일 24-04-05 16:54

본문

르는 힘

 

     정병근

 

커피집 옆에 베고니아 꽃들이

도란거리다가 내 눈이 닿자 베고니아

꽃 아닌 얼굴로 뚝, 말을 멈춘다

물웅덩이에 바글거리던 실지렁이들도 쑥,

들어가버렸지

 

담배를 피우는 모르는 내가

누군가에게 슬쩍 지워지는 오후

햇빛을 모르는 햇빛이 등을 돌리고

거미줄에 거미인 줄 모르는 거미가

눈부신 허기의 역광을 받고 있다

 

모름의 연대連帶,

모르는 것들의 줄기찬 명들이

가장 모르기 좋은 자세로 눈 밖에서 흔들린다

쳐다보면 뚝뚝 멈추는 것들

외면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들

저들이 나를 모르는 간곡함으로

나 또한 저들을 모를 것

모르는 마음으로 생각하노니,

내가 아는 것들

내 눈에 오래 머문 것들은

모두 불타서 폐허가 되었다

그것은 나로부터 그리된 것

 

알지 말자, 모름의 하염없는 동지들

모르는 것들의 모르는 힘이 나를 퍼 올린다

나는 모르는 것들에 실려서

동쪽처럼 나아가고 서쪽처럼 돌아온다

모르는 것들이 사통팔방으로 나를 돋운다

 

정병근 시집, 눈과 도끼(천년의시작, 2020)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8년 《불교문학》 등단
시집 『오래 전에 죽은 적이 있다』 『번개를 치다』 『태양의 족보』 눈과 도끼』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97건 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2 2 12-06
16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2 01-23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2 04-05
16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2 04-22
16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2 02-10
16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8 2 11-13
16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2 01-16
16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2 02-19
16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2 07-13
16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2 04-05
16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2 02-13
16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2 02-10
16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2 02-21
16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2 06-23
16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2 11-28
16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2 07-13
16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6 2 08-21
16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2 10-04
16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2 03-11
16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2 04-05
16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2 10-16
16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2 12-11
16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5 2 08-24
16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8 2 10-04
16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2 12-14
16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2 02-07
16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 2 02-21
16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2 03-13
16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2 02-21
16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2 03-09
16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 2 07-24
16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6 2 08-24
16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7 2 10-04
16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3 2 12-14
16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2 06-24
16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3 2 03-09
16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2 05-20
16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7 2 08-24
16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5 2 10-23
16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5 2 12-20
16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0 2 07-31
16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2 06-14
16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2 03-09
16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2 2 09-06
16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2 10-23
16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 2 12-20
16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2 02-22
16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2 05-05
15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2 11-15
15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2 0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