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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를 시청하다 / 고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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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24-04-11 15:13

본문

요를 시청하다

 

      고재종

 

초록으로 쓸어놓은 마당을 낳은 고요는

새암가에 뭉실뭉실 수국송이로 부푼다

 

날아갈 것 같은 감나무를 누르고 앉은 동박새가

딱 한 번 울어서 넓히는 고요의 면적,

감잎들은 유정무정을 죄다 토설하고 있다

 

작년에 담가 둔 송순주 한 잔에 생각나는 건

이런 정오, 멸치국수를 말아 소반에 내놓던

어머니의 소박한 고요를

윤기 나게 닦은 마루에 꼿꼿이 앉아 들던

아버지의 묵묵한 고요,

 

초록의 군림이 점점 더해지는

마당, 담장의 덩굴장미가 내쏘는 향기는

고요의 심장을 붉은 진동으로 물들인다

 

사랑은 갔어도 가락은 남아, 그 몇 절을 안주 삼고

삼베올만치나 무수한 고요를 둘러치고 앉은

고금孤衾의 시골집 마루,

 

아무것도 새어 나게 하지 않을 것 같은 고요가

초록바람에 반짝반짝 누설해 놓은 오월의

날 비린내 나서 더 은밀한 연주를 듣는다

 

고재종 시집, 고요를 시청하다(문학들, 2022)


고재종.jpg
 

1959년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으로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쌀밥의 힘

사람의 등불』 『날랜 사랑』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쪽빛 문장』『꽃의 권력』

육필 자선 시집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산문집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

16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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