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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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회 작성일 24-04-15 17:29본문
여승
백 석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전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백석 시전집 (창비, 2003)
본명 백기행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1996년 사망)
1929년 오산보고 졸업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당선
1935년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
1936년 시집 『사슴』 출간
* 시집을 낸 직후 함흥의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에 부임했다가, 곧 만주의 신경으로 떠났다.
만주국 국무원 경제부에서 일하기도 하고, 북만주 산간 오지를 여행하며 측량보조원, 소작인,
세관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해방 후에 신의주를 거쳐 고향 정주로 돌아왔다. 그 후
계속 북한에 남아있었으나 북한내에서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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